K-POP 가사 번역도 작업하는 eill, 그레이와 콜라보 음원 발매 "동경하는 아티스트.. 정말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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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eill의 신곡 「CHEAT LIFE」. 한국 주요 힙합 / R&B 회사 AOMG 소속 인기 프로듀서 그레이가 프로듀스 한 노래다. 피처링 아티스트로서 AOMG 소속인 신진기예 래퍼 펀치넬로가 참여한 eill의 첫 한국어 곡이다.

한국에서의 곡작업, 펀치넬로와 의기투합한 의외의 공통점 등 eill한테 직접 물어봤다.

 

동경하는 그레이와의 작업은 "한국에서 세션 하면서"

――프로듀서 그레이와의 한국어 곡 「CHEAT LIFE」가 발매되었습니다. 제작 비하인드를 알려주세요.

eill: 그레이 씨와 펀치넬로 씨의 소속사 AOMG의 음악을 좋아해서 중학교 때부터 공연을 가기도 했어요. "언젠가 그레이 씨와 음악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라고 계속 이야기했었는데요, 다음에 같이 하자고 해주셔가지고. 동경하는 사람이라 정말 기뻤어요.

그레이 씨는 일본 아티스트 몇 명과 함께 곡 작업을 하시지만 원격으로 녹음을 할 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한국에 가서 같이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너무 기뻤고요. 원격 작업이라는 선택지가 생긴진 것도 좋은 일이고 제 자신도 코로나 시국에 그런 작업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도 이번에 좋아하는 한국에 가서 함께 세션 하면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었기 때문에 실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레이와 작업하면서 재미있었던 일이나 인상적이었던 점을 알려주세요.

eill: 그레이 씨 스튜디오를 방문했는데 감성이 있다고 해야 되나.. "여기서 새로운 문화 가 탄생하는구나" 라고 느끼는 힙한 공간이었어요. 정말 예쁜 스튜디오였고 제가 계속 좋아했던 그레이 씨 음악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설렜어요. 그레이 씨는 노래도 하고 모델도 하시지만, 무엇보다 ‘음악덕후‘라고 느꼈어요. 소리 하나하나에 귀를 쫑긋 세우고 진지하게 음악과 마주하고 있는 분이셔서 감동받았어요. 확고한 경력 속에서 이런 자세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저한테도 친절하고 제 아이디어도 들어주셨어요.

――eill 씨는 어떤 아이디어를 내셨나요?

eill: 제가 곡을 쓸 때는 탑 라이너라는 멜로디를 만드는 역할을 할 때가 많고, 트랙이나 코드 등을 제안하기도 하는데요. 그레이 씨와 작업했을 때도 피아노를 치면서 "이런 느낌은 어때요?" 라고 얘기하면서 진행했어요.
 

애니 토크로 의기투합! 피처링 비하인드

――「CHEAT LIFE」 콘셉트는 어떻게 정해셨나요?

eill: 처음에는 완전히 다른 노래가 될 예정이었어요. 한국에 놀러 갔을 때 친구의 DJ를 보러 갔는데 거기에 우연히 펀치넬로 씨가 계셨어요. 같이 얘기를 하는데 펀치넬로 씨가 엄청난 애니메이션 덕후였더라고요! 저도 애니를 너무 좋아하는데 (펀치넬로 씨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애니까지 잘 보고 있어서 술을 마시면서 둘 다 신이 났어요. "더 얘기하고 싶으니까 내일 낮에 다시 모이자" 해서 더 덕후스러운 수다를 떨었어요.

펀치넬로 씨는 ‘쇼미더머니8’에서 우승할 정도 스킬이 높고 랩 스타일도 올드스쿨이고 멋있어요. 근데 정말 다정하고 꽤 일본 애니덕후예요. "그런 반전 매력 얄밉다" 라고 얘기를 해요(웃음). 저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을 때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르다고 엄청 듣거든요. 그런 느낌이 저랑 좀 비슷한 거 같아서, 모처럼 그레이 씨와 노래 만들 수 있는 기회라 펀치넬로 씨가 피처링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됐어요.

"우리가 활할 때는 딱 집중하지만 오프모드일 때도 있고, 치팅데이를 정해서 살잖아?" 라는 메시지를 담아서 「CHEAT LIFE」라는 곡이 탄생했었어요. 아마 펀치넬로 씨를 만나지 않았으면 이 노래는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 MV도 애니메이션이었나요?

eill: 맞아요. 제가 한국말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일본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본 애니 문화도 전달하고 싶었거든요. 애니메이터 가코(がーこ) 씨에게 부탁해서 만들어주셨어요. 네온 느낌은 한국 애니처럼 하거나, 중간에 작은 캐릭터가 나오는데 그건 저와 펀치넬로 씨가 좋아하는 애니를 레퍼런스로 가져갔어요.

――정말 귀여운 그림이네요! 어떤 작품을 참고하셨나요?

eill: ’건어물 여동생! 우마루짱‘이에요! 그 게으른 느낌. 우마루짱은 밖에서는 야무지고 완벽한 여자아이인데 집에 있을 때는 2두신이 되어버려서 귀여운 거예요.



――저도 ’건어물 여동생! 우마루짱‘은 봤는데요, 이 MV 보고 설마 우마루짱을 참고했다니 생각도 못 했어요!(웃음)

eill: 제가 쓴 가사를 펀치넬로 씨한테 보여줬을 때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우마루네!"라고 해줘서 "맞아 맞아" "OK! 이걸로 가사 쓸게" 라고 바로 정해졌어요. ‘다키마쿠라(안는 베게)’라는 말은 펀치넬로 씨의 현실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얘기를 써줬고 평소와 다른 큐트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eill 씨는 애니「도쿄 리벤저스」 테마송 ‘여기서 숨을 쉬어(ここで息をして)’를 노래하고 있으니 펀치넬로 씨는 흥분하셨을 것 같은데요?

eill: 그게 펀치넬로 씨가 ‘도리벤’ 캐릭터와 똑같은 타투를 많이 하고 있는 거에요!(웃음) 제가 히나짱 캐릭터송 (수록곡 ‘행복’ / 타치바나 히나타)을 제작했는데, 머리를 엄청 흔들면서 듣고 있었어요. 곡 느낌이 힙합이라서 어쩔 수 없지만, 이런 식으로 애니송을 듣는 사람이 있구나!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첫 한국어 노래는 "새로운 문을 여는 열쇠"

――「CHEAT LIFE」는 한국어로 부르셨는데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eill: 가사도 한번 제가 쓰고, 일본에 계시는 한국 분한테 디렉션을 부탁하고 있지만 그렇게 큰 수정은 없었던 것 같아요. 리듬과 한국어의 센 발음은 지도 받았어요. 일본어 발음으로 "가" 라고 하는 게 아니라 "까" 라고 세게 발음해야 하고요. 그리고 발음 안 하는 글자가 있다고 해도 공간은 비니까 소리에 맞춰야 되어서.. 그런 작업을 했어요.

말하는 것과 노래하는 것은 완전히 달라서 처음에 노래했을 때 "이건 연습해야 큰일 난다" 라고 지적받았어요. 저는 보통 녹음 전에 연습을 거의 안 하지만 이번에는 "여기는 이렇게 하자" 라고 생각하면서 불렀어요.

――한국어는 어떻게 공부했나요?

eill: 드라마를 보고 있을 때도 그렇지만, 한국어 노래를 부르려고 했을 때 뜻을 모르면 그 노래에 감정이 싣지 않아서, 가사에 나오는 말을 찾으면서 어느새 몸에 배었어요. 책은 읽었는데 학교에서 공부한 건 아니어서 한국에 가서 친구를 만들고 일단 얘기해 보자! 이런 느낌이었어요. 지금도 완벽하게 이해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사람 대 사람이면 느낌으로 소통하는 부분이 크지 않을까 싶어요.

――「CHEAT LIFE」MV에는 한국어 댓글이 많이 달렸어요.

eill: 발음이 제일 마음에 걸렸는데 그거에 대해서 신경이 쓰인다는 댓글이 없어서 다행이었어요. "발음이 좋네요" 라는 댓글도 있어서 잘 됐다고 생각해요.

――일본 팬분들 반응은 어떠셨나요?

eill: K-POP을 좋아하시는 분도 제 노래를 좋아해 주시는 분이 많아서 올해 한국에서 한 단독 공연에도 일본에서 팬분들이 와주셨어요. 그야말로 ‘AOMG’ 팬분들이 좋아해 주셨어요. 일본인이라 일본어로 노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한국어로 노래하는 것은 계속 도전해 보고 싶었던 일이라 "새로운 문을 열기 위한 열쇠를 하나 갖고 있어야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 곡이 그 열쇠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팬들이 일본어로 때창해준 한국 단독 공연

――아이브(IVE)의「After LIKE -Japanese version-」「Take It -Japanese version」의 가사에 참여하셨는데, 힘들었던 점이나 즐거웠던 에피소드 등 알려주세요.

eill:원래 뜻을 남긴다는 게 어렵죠. 평소 ‘작사’를 하다 보니까 그 자세로 쓰면 이기적인 가사가 되어버려요. 한편 「CHEAT LIFE」 때도 그랬지만 어떤 일본어 표현은 한국어에는 없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 상황도 있으니까 대체할 수 있고 귀에 쏙 들어오는 말을 찾는 작업이 필요했어요. 근데 재미있었어요. 아이브 노래는 제가 뜻을 많이 바꾼 부분도 있지만 그 부분도 마음에 들어 해주셔서 기뻤어요. 제가 원래 K-POP 팬이기도 해서 일본어 버전이 나왔을 때 노래 흐름이나 분위기가 좀 다르다고 느끼거나 위화감이 들곤 했었어요. 하지만 가사 번역이라는 작업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는지, 지금은 깨달았어요(웃음).

――한국 아티스트 중에 친분이 있는 분이 따로 있나요?

eill: 아이즈원 출신 권은비 씨는 일본에 자주 오니까 밥을 먹으러 가거나 사우나도 같이 가요. 얼마 전에 한국에서 열린 은비 씨 공연도 갔는데 정말 멋있고 너무 예뻤어요! 매니저님이 「여기서 숨을 쉬어」 를 들어주셨더라고요. 그런 인연도 있어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eill 씨 「피날레.( フィナーレ。)」가 테마송이 된 애니메이션 영화「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가 9월 14일 부터 한국에서 개봉했는데 반응을 느끼셨나요?

eill: 「피날래.」를 한국에서 많은 분들이 들어주고 계셔서 그것을 계기로 한국 단독 공연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 감사해요. 일본 친구가 한국에 놀러 갔을 때도 "지금 화장실에 있는데 「피날래.」가 들린다" 라고 연락을 줬어요(웃음). 영화도 많은 분들이 봐주시는 것 같고 저, eill도 함께 알아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공연을 하면서 놀란 게 관객분들이 일본어를 외워 오셨더라고요. 거의 모든 분들이 「피날래.」를 들으려고 와주신 줄 알았는데 데뷔곡부터 모든 곡들을 같이 불러주셔서.. 엄청 감동을 받아서 울컥했어요.

사실 그게 eill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온라인 게시판에 "내일 eill 공연 가는 분들은 한국에 다시 와줄 수 있게, 가사를 외우고 가요" 이런 느낌으로 글을 올려 주신 거였어요. 그것을 총장 같은 분이 해주신다고 하던데 "역시 한국 분은 열정적이다!" 라고 감동을 받았어요. 정말 따뜻하고 다정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야말로 은비 씨도 그렇게 바쁘신데 항상 연락을 주고. 다른 친구들도 많이 사랑해 줘서 고마워요.

――또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모든 분들이 좋아하시겠네요!

eill: 지금 한국에서도 J-POP 인기가 늘고 있어서 이렇게 문화가 점점 커지는 것이 재미있네요. 일본에서 보면 "아시아라고 하면 K-POP" 이라는 이미지가 커지고 있고, 나라가 주력하면서 음악을 만들고 있는 분들한테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지난 1~2년 사이 imase 씨나 일본 아티스트 분들이 떡상하고 있잖아요. 그것은 J-POP이 정말 대단해서 그런 거고 J-POP의 기세는 한국은 물론 런던에 갔을 때도 느꼈어요. 한국에서도 J-POP 가사의 깊이를 칭찬받을 때도 많고요. 저도 J-POP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더더욱 널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통곡할 정도로 너무 좋아하는 K-POP 아티스트

――eill 씨가 K-POP을 처음 접한 때가 언제였나요?

eill: 본격적인 만남은 초등학교 5~ 6학년 때, 소녀시대였고 다 같이 춤도 췄어요. 그 후에 힙합을 좋아하게 되어서.. 그때 박재범 씨가 ‘AOMG’를 설립한 시기였던 것 같아요. SoundCloud을 통해 노래를 공개하는 아이돌 분들도 있어서 그때부터 한국 노래를 많이 찾아내고 그랬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여자 아이돌을 좋아해요. 특히 블랙핑크를 정말 좋아하고 도쿄 공연 2days, 오사카 공연, 온라인으로 서울 공연도 다 봤어요. 진심으로 좋아해서 "미치겠다! 눈물이 안 멈춰!" 이런 느낌이었어요. 공연을 보면서 거의 배례하고 있었어요(웃음). 노래는 물론 비주얼도 그렇고, 걸크러쉬인 멋에 반해버려요. 하지만 브이로그 같은 영상을 보면 아기처럼 정말 귀엽고..!

――언젠가 만날 수 있게 될 거 같아서 기대가 되는데요!

eill: 아니 정말.. 주제넘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일본어 가사를 번역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매일 열심히 하겠습니다..!

――크리에이터로서 "K-POP의 이런 부분이 대단하다!" 하는 점이 있나요?

eill: 한국으로부터 만들어내는 문화도 물론 대단하지만, 미국 등 팝뮤직을 반영하는 것을 정말 잘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좋다고 느낄 수 있고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가는 거죠. 그리고 런던을 갔을 때 K-POP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분들과 우연히 만날 때가 많았는데 유연하게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여기는 이런 악센트를 더하자" 등 배합을 잘 한다고 느꼈어요. 소리 자체도 너무 멋있는 데다가 춤 같은 K-POP 적인 요소를 남기고 있구나, 하지만 자세히 들어도 음악덕후가 좋아하는 멜로디가 되어있는.. 그런 대단함을 느껴요.



■Release news
CHEAT LIFE (feat. punchnello)(prod. by GRAY)
2023.11.22 Release
'CHEAT LIFE' 듣기

eill Official Site

記者 : Kstyle編集部